True&Monster - 궁상맞은 기억
나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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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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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3 00:51
1. 평소에는 아니, 지금까지 거의 떠오르지 않았다. 왜냐고 물어도 별 수 없다. 그냥, 떠오르지 않는 것일 뿐. 나 자신의 모든 행동에 합리적 근거가 있을 필요는 없잖아. 작은 것 하나가 떨어져갈 때는 그토록 서럽더니, 더이상 남은 것이 없을 거라 생각하니 울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떠오른 기억이 미묘했는지도 모른다.

2. 말 그대로 지지리 궁상. 정말, 궁상 맞았다. 음식도, 사람도…. 돈이 없어서인지, 입맛이 없어서인지 그때의 나는 알 수 없었고 항상 한 그릇이 불만이었다. 참, 쫌생이 같은 '나'였지. 그와 동시에 국물만 먹은 짦뽕 그릇이 떠오른다. 밀가루가 몸에 안맞는다고 하면서도 종종 밀가루를 먹었지.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유독 좋아하던 '나'때문이였을까. 어쨋든, 그랬다. 나의 어머니는 항상 내가 좋아하는 면발은 먹지않고 국물만 먹었다. 허연 그릇에 남겨진 허연 면발들.

3. 참, 이상하지. 과거는 미화된다지만, 지금도 그리 좋은 기억은 아니다. 그저 '궁상맞은 기억'일 뿐. 왜 다른 이야기들을 보면, 무척이나 힘들 때, 외로울 때 기억한다던데……. 아니,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꿈에서 종종 만나지 않나? 그런데 '궁상'맞을 때, '궁상 맞은 기억'이 떠오르다니. 정말, 참 이상하지.

4. 피식. 웃긴 건 이런 궁상맞음이 싫지 않다는 거야. 오히려 나만 바라보면서 느껴지는 지독한 따뜻함이 싫지. 이러한 궁상맞음이 나는 좋아. 솔직히 말할께, 나는 '그럼에도' 당신이 좋았어. 당신이 나를 생각한다고 했던 수많은 말과 행동이 아니라, 당신이 나에게 해주지 못한 것의 일상인 지지리 궁상의 생활이. 그게, 나는 좋았다구

5. 역설이지만, '궁상' 속에서 나는 포근했어. 아마, 그랬을 거야. 그래서, 오늘 당신이 떠오르는 걸지도 몰라. 그토록 '따뜻한 궁상맞음'은 앞으로는 없을 테니까. 괜히 날 울리지 말라고. 당신은 분명 잘 지내고 있을거야, '스스로' 믿었던 것처럼…….

6. 그리고 나도 잘 지내고 있어. 당신이 '생각했던' 것처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지내구 있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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