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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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6 23:44
지하인간

             장정일

내 이름은 스물 두 살
한 이십 년쯤 부질없이 보냈네.

무덤이 둥근 것은
성실한 자들의 자랑스런 면류관 때문인데
이대로 땅 밑에 발목 꽂히면
나는 그곳에서 얼마나 부끄러우랴?
후회의 뼈들이 바위를 열고 나와
가로등 아래 불안스런 그림자를 서성이고
알만한 새들이 자꾸 날아와 소문과 멸시로 얼룩진
잡풀 속 내 비석을 뜯어먹으리

쓸쓸하여도 오늘은 죽지 말자
앞으로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은
지금껏 살았던 날에 대한
말없는 찬사이므로.

- 장정일, 『햄버거에 대한 명상』중에서….

*

 "쓸쓸하여도 오늘은 죽지 말자
  앞으로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은
  지금껏 살았던 날에 대한
  말없는 찬사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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