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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02.09 00:36
일하며 논다, 배운다
김종휘 외 지음/민들레

노리단은 무엇일까?

『일하며 논다, 배운다.』는 '노리단'에 대한 책이다. 그렇다면, 노리단이란 뭔가? 요상한 악기들을 만드는 장인 집단? 그런 악기들로 워크숍을 진행하는 강사? 아니 아니, 재밌는 퍼포먼스와 악기를 이용한 공연을 진행하는 악단? 결국, 만들고, 가르치고, 공연하면서 돈을 버는, 잡다한 거 다하는 문화집단일까?

 별별 질문을 던졌던 사람으로서, 나의 대답을 말하자면, 노리단은 '삶의 흔적'이고, '희망이라는 가능성의 길'이다. 잉? 무슨 소리냐고? 글쎄, 계속 들어보시라. 이것을 이해하려면 우리의 '삶의 흔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던가?

 온갖 미디어가 말한다. 경제위기, 경제위기, 그러지 않아도 삶은 팍팍하고, 경기는 구렸는데, 거기에 경제위기라니? 눈앞이 캄캄, 두 발이 후들후들, 가슴은 콩닥콩닥. 이거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그럴 때 대부분 사람들이 행동은 비슷해진다. '다른 사람의 흔적'을 찾는 것. 상상해봐라. 어둠 속에서 길을 헤맸을 때, 사람의 흔적을 찾지 않던가?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 흔적이 '제대로 길을 찾은 사람의 흔적'이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그저, 믿을 뿐이다. "이 흔적을 남겼던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 길이 나오지 않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들의 모습이 딱 그 꼴이다. 어둠 속에 길을 헤맸는데, 일단 사람의 흔적이 있는 데로, 많은 사람이 가는 데로, 따라가는 것이다. 오, 그 흔적에 첫발을 내딛뎠던이가 부디, 헤매지 않기만을 빌면서….

 잘나가는 초·중고를 졸업해서 마침내 자랑스러운 학벌을 따는 것. 학벌을 따고 나서는 많은 이들이 하듯이, 각종 고시 골짜기에 들어가는 훈련을 하는 것. 혹은 학벌 늘리기로 조금 더 시간을 번 다음, 왕기업이라는 천국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그게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거기에, 고시 골짜기도, 천국도 못 미더워서 부동산과 주식을 통한 미래 구입하기 등등.

 오, 이들을 감히 누가 손가락질 할 수 있으랴?! 경기침체는 오랫동안 못 벗어난다고 하고, 곧 비정규직은 50%가 넘을 것으로 보이며, 왕기업에 비해 쪼만한 기업은 얼마나 열악한 환경이며, 취업은 짧고 노후는 긴데 미래에 대한 보장자산은 필요하지 않은가?

 수많은 사람들이 밟았던 '흔적'이 있으며, 지금도 주위를 둘러보면 다 그 길을 향해 뛰어가고 있는데, 그 '길'이 맞을 확률이 높을 거라 믿는 것은 당연한 거 아냐? 그런데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다른 누구의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도무지 '길'이라고 하기에 민망한 환경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라 믿고, 망설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자신한다.

 이쯤 되면 누구를 말하는지 알겠지? 바로, '노리단'이다. 그래, 나는 노리단을 '삶의 흔적'으로 느꼈다. 눈앞 깜깜, 다리 후들, 가슴 콩닥의 시대에도 자신만의 '흔적'을 남기고, 마침내 그것을 '길'로 만들어내는 모습. 바로, 그게 노리단이다.

노리단의 흔적은 어떤 모습?

 그렇다면, 노리단은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 그네들의 흔적은 실로 다양하고, 가지각색이라 여기에서 몽땅 말하기에는 어렵다. [알고 싶으면, 1. 책을 읽고 2. 노리단의 공연을 보고 3. 노리단의 들어가시라(응?)] 그중에 몇 가지의 흔적들을 살펴보자.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흔적들이다. :)

 하나, 통합

 노리단은 통합을 지향한다. 그러나 우리 삶은 낱낱이 나뉘어 있고, 그 연결을 상상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무슨 말이냐고? 아래를 보시라.

 
 교과목에 길들여진 사고방식의 틀은 통합적으로 이뤄진 인생을 낱낱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 대표적인 인생론의 하나가 바로 놀이와 예술과 공부와 직업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통합되고 연결되어 있는 경험을 각각 쪼개서 독립된 것으로 생각하는 작위적 태도를 낳는다. 이런 태도는 통합된 하나의 전체를 이해하는 것보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게 되고 힘들어지기 때문에 손쉽게 흑백논리식 선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한다. 덜 놀아야 더 공부할 수 있고, 직업이 안 되는 예술은 사치이며, 놀면서 돈을 버는 것은 예외라고 치부하게 된다. 26쪽

 '덜 놀아야 더 공부할 수 있고, 직업이 되지 않는 예술은 사치이며, 놀면서 돈을 버는 것은 예외라고 치부'하는 것, 이 얼마나 '당연한' 생각인가? 어떻게 놀면서 공부가 되고, 직업도 되지 않는 예술을 하며, 놀면서 돈 버는게 가능한가? 그러나 노리단은 시도했다. 노리단은 '악기 제작' - '워크숍' - '공연'을 순환적으로 하면서, 통합적인 모습으로 살아간다. 일도 하고,(악기 만들기) 놀기도 하고,(공연), 공부도 한다,(워크숍).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예술'이고 '직업'이다. 두근두근 거리지 않는가?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다니!

 둘. 삶과 배움은 하나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둥둥 떠다니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누구보다 높은 학력과 학벌을 따는 방법? 직장에서 가장 빠르게 승진하는 법? 승자독점시대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비책? 아니 아니, 이 모든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노리단은 이와는 다른 것을 추구한다. "여럿이 함께 일하는 능력, 관계를 읽고 대처하는 능력, 타인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능력,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자신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 돌봄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배우는 게 중요하단다. 도대체 왜? 더불어 살아가고, 행복하게 살아가고자….

 그렇다면 어떻게 배우는가? 교과서를 통해? 베스트셀러? 동영상 강의? 아니 아니, 바로 '삶'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부딪쳤을 때, 자신을 돌아보면서 알아가는 거란다. 결국, 배움은 삶 너머에 있는 무엇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럴 수가, 언제나 이 시대의 부모, 선생이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일단, 의자에 앉아!" 완전히, 다른 배움의 흔적이다.

 셋. 달라지기.

 노리단은 한국 사람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맞다. 나도 얼마전(2008년 11월)에 노리단 공연을 보았는데, 희한했다. 기묘한 분위기 속에서 그네들은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했다. 이에 대해 이런 구절이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같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개성을 말해도 실은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이라서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 어린이 합창단을 봐도 전부 똑같은 옷에 똑같은 동작이고 동요 대화를 봐도 솔로든 중창이든 표정이 똑같다. 이 때문에 노리단에서는 동작이든 연주든 표정이든 어느 순간 서로 똑같아지는 것 같으면 난리를 친다. 큰 틀에서 같이 가지만 세세하게는 전부 다르게 드러나는 동작과 연주와 표정을 연습했다.

"우리는 같아지면 실패하고 서로 달라지면 성공한다" 이런 말을 되뇌일 정도이다. 88쪽

 "같아지면 실패"라니…. 이토록, 노리단은 다름을 추구한다. 흔히 다르면, 어떻게든 똑같아지려고 '말과 행동'으로 동화되는 걸 강요하지만, 노리단은 아니었다. 노리단에게 있어 '차이'는 그 자체로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증거'이다. 차이를 노리단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모두가 각각 다르면서 그 다름 자체가 노리단이 되는 삶을 택한 것이다.

 이렇게 노리단은 더듬더듬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면서 성장했다. 이를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알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다 보니 알게 된다는 것, 몰라서 질문하고 해결하고, 그렇게 하고 나니 성장하는 것이다."(87쪽) 많은 이들이 '아는 길'이 아니면 걷지 않은 것에 비해, 이들은 '길을 걸으면서 알아갔다.' 그렇게 노리단의 삶의 흔적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노리단은 특별하다?

 이쯤 되면, 꼭 나오는 말이 있다. "그네들은 특별하니까…." 그리고 줄임표에는 이 말을 숨겨져 있다. "나는 평범한걸." 과연 그럴까? 노리단은 특별할까? 확실히, 노리단은 '달라'보인다. 다른 이들은 어둠 속에서 다른 이들이 만들어 놓은 흔적을 따라갔다면, 그네들은 자신만의 흔적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평범하다 못해 찌질한 우리네와는 다른, '피'를 타고났거나, '끼'가 넘쳐나거나 하는 '돌연변이'일지도 모른다. 그래, 그랬던 거야….

여기서 잠시, 직접 노리단을 경험한 이의 말을 들어보자.

 내가 단원 활동을 그렇게 시작했듯이 노리단은 이번에도 특별한 끼를 가진 사람을 가려서 뽑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 서로 특별함을 발견해서 잘 어우러지게 하니까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곳이 노리단이기 때문이다. 130쪽

 이 말을 믿는다면, 노리단은 특별하다. 그리고 당신 또한 특별하다. 하핫. 결국, 당신이 특별한지 않은 지에 대해서는 '머리'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행동'만이 그것을 말해줄 뿐. 노리단은 자신들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고, 다른 길을 걸었을까? 다른 길을 걸었기에 '특별'하다고 사람들이 '알게 된' 걸까? 나는 그저, 당신이 노리단과 같이 살든 그렇지 않든, 특별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Favicon of http://zeehwa.tistory.com BlogIcon 紙花 | 2009.02.09 18:27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완전 멋지군요!! 부럽다아 ㅠ0ㅠ
Favicon of http://trueandmonster.tistory.com BlogIcon 람바울여 | 2009.02.10 20:43 신고 | PERMALINK | EDIT/DEL
노리단과 다르면서도, 노리단처럼 살면 되죠.ㅋ
Favicon of http://goma.pe.kr BlogIcon 고마 | 2009.02.09 22:32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굉장히 성실한 서평입니다. 감동가지 받았습니다. ... 노리단에 계시는 분을 오래 전에 뵌 적이 있어요. 참 부러웠지요. 그 때는 사실,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공연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걸 보면, 정말 다행이다 싶어요.
Favicon of http://trueandmonster.tistory.com BlogIcon 람바울여 | 2009.02.10 20:44 신고 | PERMALINK | EDIT/DEL
끊임없이 변화하며 성장하는 곳이라는 느낌이라,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되요.
광인 | 2009.08.03 08:30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하. 지금 저에게 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사실 노리단에 입단 하려고 하는데 복잡한 생각에 힘들어 하고 있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감사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ㅎㅎ 제가 생각지 못한 부분을 많이 알고 느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울바람님.
| 2009.09.20 10: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3406160931 BlogIcon Trinath | 2012.06.22 21:5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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