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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해당되는 글 6건
2008/10/12 20:24

문장강화
이태준 지음, 임형택 해제/창비(창작과비평사)


글쓰기는 생활도구이다!

- 이태준, 『문장강화』


좋은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을 잘 쓴다는 것, 그것은 좋은 글을 쓴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그렇다면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좋은 글’이라 하면, 무언가 대단한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엄청난 양의 고전이나,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몇몇 글들을 통해 그런 이미지가 생성되었다. 다가가기가 어렵고, 자신과는 매우 동 떨어진 그런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이 쓴 『문장강화』에서 좋은 글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글이라 하면 시나 소설 등의 문학 혹은 유명인사의 수필만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글에는 일기도 있고 서간문(편지)도 있다. 그런 글에 ‘대단함’ 혹은 ‘다가가기 어려움’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문장강화』에 일기나 서간문의 형식에서 좋은 글의 예시를 보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필부필부(匹夫匹婦)의 이들이 쓴 글이다. 다시 말해, 좋은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좋은 글을 누구나 쓸 수 있다면, 좋은 글이라 부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에게 있어 좋은 글의 기준은 정해진 게 아니라, 글을 쓰는 ‘목적’에 따라 수 없이 다양한 것이다. 글을 쓸 데에는 그 목적이 각각 다를진대(서간문과 기사문의 목적이 같을리 없다.), 그 목적에 알맞은 ‘도구’의 역할을 하는 글을 좋은 글이라 보았다. 그렇기에 도구의 쓰임에 ‘위계’가 없듯이, 글쓰기에도 ‘위계’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글쓰기’라는 도구를 잘 쓰느냐에 따라 좋은 글이 갈린다고 보았다. 사실, 도구를 잘 쓰는 것은 기술자이지 귀족이 아니잖은가.


글쓰기는 생활도구이며,

글을 잘 쓰는 것은 기술이다.


 결국 『문장강화』에서 글쓰기란 철저하게 생활도구로 인식된다. 그리고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러한 생활 도구를 잘 다루고 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구를 잘 다루고 쓴다는 것, 그것은 다시 말해 ‘기술’이다. 좋은 글을 쓰는 것은 ‘기술’의 습득이라는 게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의 주요한 생각이다. 그의 문장작법(文章作法)에 대한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내 있는 구절이 있다. 바로 아래의 글이다.


 〈그러니까 글은 아무리 소품이든, 대작이든, 마치 개미면 개미, 호랑이면 호랑이처럼, 머리가 있고 몸이 있고 꼬리가 있는, 일종의 생명체이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한 구절,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인, 생명체적인 글에서는, 전체적이요 생명체적인 것이 되기 위해 말에서보다 더 설계하고 더 선택하고 더 조직․개발․통제하는 공부와 기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필요한 공부와 기술을 곧 ‘문장작법(文章作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문장강화』22p.


 위 글에서 ‘설계’, ‘선택’, ‘조직’, ‘개발’, ‘통제’의 어휘는 글쓰기의 기술적 성격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것 뿐만이 아니더라도 『문장강화』에서는 글의 곳곳에서 글쓰기에 대한 기술적인 생각을 드러내는 구절들이 많다. 〈언어는 철두철미 생활용품이다.>[각주:1], 〈말도 역시 신이 아닌 사람이 만든 한낱 생활도구다. 완미전능(完美全能)한 신품(神品)이 아니다.>[각주:2],〈훌륭한 문장가란 모두 말의 채집자, 말의 개조․제조자들임을 기억해야 한다.>[각주:3] 등의 구절에서 그 생각을 쉬이 유추할 수 있다.


 그렇기에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에 있어서 글쓰기 기술은 ‘뽐냄’이 아니라 ‘도구적 목적 실현’에 있다. 생활 도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목적이다. 예쁜 도구보다 쓰기 용이한 도구가 더 좋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을 두고 있기에, 그는 『심청전』,『장화홍련전』등의 글을 좋은 글이라 보지 않는다. 이야기를 전달하려기 보단, ‘유려한 수사법’에 가까운 글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조차, 책이 드물어서 낭독을 통한 책 읽기의 사회 풍토의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그는 설명한다. 이러한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낸 부분이 운문과 산문을 설명할 때이다. 〈‘산문이란 오직 뜻에 충실한다’는 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어느 틈엔지 음조에 관심이 가고 만다.>[각주:4] 이처럼, 글이라는 생활도구에는 종류에 따라 그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 충실하게 써야한다는 게, 『문장강화』의 글쓰기 지론이다.


글쓰기 사용설명서,

『문장강화』


 『문장강화』도 산문으로 쓰인 글이다. 다시 말해, 그 ‘뜻’이 있다는 말이다. 그 뜻은 쉽게 말하면 ‘글쓰기 사용설명서’라고 할 수 있겠다. 주위 환경에 의해서 저절로 배우게 되는 ‘말’과 달리 ‘글’은 배워야 쓸 수 있는 ‘도구’라는 게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의 생각이므로 『문장강화』는 대단히 친절한 글쓰기 사용설명서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생활 도구(가전제품 등의….)의 사용설명서에는 그림이나 사진이 있다. 보다 쉽게 글을 이해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마찬가지로, 『문장강화』에는 예문이 엄청나게 많다. 책의 절반이 예문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예문을 통해,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또한 『문장강화』는 글 자체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글쓰기 사용설명서’인 만큼, ‘사용설명’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지, 사용설명‘글’을 읽는 데 중점을 두지 않는 다는 말이다. 그래서 『문장강화』의 글은 화려하지도 않고, 웅장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글의 목적’에 맞게 쓰인 것이다. 마치, 장자에서 나오는 “득어망전得魚忘筌”(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어버린다.)의 글쓰기의 예를 보여주는 것 같다. 사용설명서의 ‘글’은 잊어버리되, ‘어떻게 사용하는 지’는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문장강화』는 양반보다는 선비 혹은 평민의 모습에 가깝다. 글에는 왠지 대단한 비밀이 담겨있을 듯 말하며, 글쓰기를 멀리 떨어지게 만드는 글이 아니다. 글쓰기는 누구든지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생활 도구’이고, 그 ‘생활 도구’를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생활적인 글’이다.


 그동안 ‘글쓰기’의 목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어떤 글보다도 생활 속의 글이기에 『문장강화』도 60여 년이 지난(1947년 출판) 지금도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본다. 글에 대한 환상과 착각이 생겨난다면, 『문장강화』를 읽음으로써 글쓰기의 ‘본질과 목적’에 대해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1. 이태준, 『문장강화』33p [본문으로]
  2. 위 책, 37p [본문으로]
  3. 위 책, 38p [본문으로]
  4. 위 책, 104p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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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6 15:59
네 멋대로 써라 - 10점
데릭 젠슨 지음, 김정훈 옮김/삼인


책 한 권에 나의 마음을 빼앗기다. +_+

 지금껏 읽었던 책 중에서 너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것이 한 권이라도 있었니? 나는 있었어. 바로, 데릭 젠슨이 쓴『네 멋대로 써라』이지. 내가 이 책과 '처음' 만났을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어. 하루하루를 잘난 대학교를 위해 고귀한(그러나 속은 탐욕으로 가득한) 희생을 하라고 외치는 시스템에 넌덜머리가 난 고등학생 말이야. 스스로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는 배움에서 탈출해서 내가 원하는 독서를 통해, 잠시나마 괴로움을 잊어가면서 성장할 때였지. 그러한 독서 중에서 만난 책이 『네 멋대로 써라』였어.

 내가 학생일 때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듯 이놈의 잘난 교육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방해하고 부정하며, 괴롭히지. 나도 그랬어. 끊임없이 나를 부정 당하는 곳에서(혹은 내가 아닌 다른 이가 되는 것을 긍정하는 곳에서) 정말 미칠 것만 같았어. 그런데 그렇게 조금씩 파괴되어가는 나의 마음을 한순간에 두근거리게 바꿔버린 거야. 고작, 글쓰기 책 한 권이 말이야. 그리고 난 그 두근거림을 믿고 지금, 여기까지 왔어. 어쩌면, 나의 미래가 바뀌어버린 건지도 모르겠어.

삶은 글쓰기의 바탕이고 글쓰기는 삶의 바탕.
고로, 글쓰기 책은 삶에 관한 책.

 어떤 책이기에, 미래까지 바꾸게 하였다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요즘에 흔하고 흔한 어떻게 하면 '논술 시험'에서 점수를 높게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력서를 폼나게 쓸 수 있는지에 관한 책이었다면 절대 나에게 두근거림을 줄 수 없었겠지. 이 책에서 글쓰기는 삶이고, 삶은 글쓰기다. 라는 말이 있어. 다시 말해서, 이 책은 글쓰기를 매개로 해서 우리의 삶과 배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거야.

 우리의 끔찍한 문화 속에서 배움은 사람이라는 기계의 프로그램 주입이 되었고, 그 속에서 글쓰기 교육은 정말 따분한 수업에 불과해졌지. 그런데 데릭 젠슨은 자신이 대학교에서 혹은 교도소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완전히 다른 방식의 글쓰기 교육을 하게 되지. 1학기 정도의 글쓰기 수업(그리고 삶 수업)에 대해서 주제별로 써놓은 책이 『네 멋대로 써라』의 구성이지. 물론, 지겨운 수업 내용 보고서와는 차원이 달라.

 글이 섹스보다 재밌어야 한다느니, 가장 중요한 글쓰기 연습은 기성세대와 구조에 Fuck 을 날리는 것이라느니 하며 유쾌한 글쓰기 수업을 하지. 그리고 정말 자신이 누군지 알아야 하고,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되며 그것은 오로지 스스로만이 알고 할 수 있는 거라 말해. 그리고 글쓰기와 삶 교육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멋진 삶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지. 그의 글과 수업 내용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두근거림이,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이,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솟아오르지. 한마디로, 짜릿해! >_<

지긋지긋한 이 문화에 지쳐버린 당신을 위한 책

 세상을 살아가면서 도저히 이 문명과 문화가 이해가 되지 않을 때, 그 속에서 오로지 자신이 바꾸는 것이, 적응하는 것이 올바른 답인 양 강요하고 있을 때, 그래서 정녕 자신이 미친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할 때 『네 멋대로 써라』를 읽어봐. 이 책은 너에게 한마디 하겠지. "여러분들은 미치지 않았습니다. 이 문화가 미친 거에요." 그 무엇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이 되고 그것이 진정 좋은 것임을 유쾌한 문장으로 너에게 알려줄 거야.

 그뿐만이 아니지. 처음 이 책과 만날 때는 '삶'에 대한 이야기에 매료되어서 다른 부분을 미처 살피지 못했지만, 이제는 보이더군. '글쓰기' 부분이 말이야. 삶과 글쓰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듯이 이 책은 진정한 글쓰기에 대해서 안내를 하고 있어. 단순히 그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글쓰기가 아닌 우리의 삶을 위한 글쓰기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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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루인 | 2008/08/16 17: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꺅. 이 책 너무 좋아요. >_<
전 정+희+진쌤이 사석에서 이 책을 얘기해서 읽었어요.
읽고 어찌나 재밌고 기쁘던지요. 흐흐
BlogIcon 여울바람 | 2008/08/16 18:06 | PERMALINK | EDIT/DEL
정말, 짜릿해요.+_+ㅋㅋ
BlogIcon 아르헨티나백브레이커 | 2008/08/16 21: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빌려주면 안될까??????
BlogIcon 여울바람 | 2008/08/16 23:52 | PERMALINK | EDIT/DEL
1주일 이내로 독파 가능?ㅋ
BlogIcon 아르헨티나백브레이커 | 2008/08/18 03: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가능합니다....

아 그리고 블로그 과외좀 부탁해
더미 | 2008/09/23 16: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결국 내 독해력이 부족한건가? 흥미롭긴 한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루하다..
BlogIcon 여울바람 | 2008/09/23 19:46 | PERMALINK | EDIT/DEL
글쓰기에서 보는 게 아니라, 사회를 보는 시각에서 공감을 느낀다면 무척 재미있지만, 공감을 느끼지 못하면 같은 말을 하는 것처럼 지루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혹시 저를 아는 지인?)
더미 | 2008/09/24 11: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회를 보는 시각에서 공감을 느끼고 글쓴이가 말하려는 내용도 이해가 가지만
잡담, 혹은 정말 필요치 않은 쓸데없는 수다가 대부분인 듯.
정말 이건 글쓰기에 대한 잡담에 불과해 보인다.
진짜.. a4 한장에 쓸 내용을 이렇게 지루하게 늘어지는 글을 쓴 저자도 혹은 번역자도 정말 최악이다..
물론 내 주관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지인은 아닐꺼에요;;)
BlogIcon 여울바람 | 2008/09/24 18:51 | PERMALINK | EDIT/DEL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요. 저도 처음에는 뭐 이런 글이 있나?-_-; 싶었죠.ㅋ 주절주절 수다 속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끌어내는게 데릭 젠슨의 글쓰기 법이라 생각됩니다. 데릭젠슨의 두꺼운 책 '거짓된 진실' 또한 내용은 다르지만, 글쓰는 형식은 비슷해요.ㅋ 번역자체의 문제보다는 원글의 형식이 워낙 특이한 것도 한 몫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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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9 01:07
소통 용량 2mb 시대,
그래도 연애는 할 수 있다.+_+

- 공공미디어연구소 교양강좌 : 2mb를 살아가는 GB를 위한 소통의 방법론
   제 2강 영화감독 윤성호 씨 강의 후기

 공공미디어연구소에서 글쓰기 교양강좌를 열었어. 그런데 제목이 참으로 화끈하게 도발적이야. ‘2mb를 살아가는 GB를 위한 소통의 방법론’이라니……. 하긴, 2mb를 별명을 지닌 어떤 사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우리의 소통 용량이 2mb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 그런데 그러한 상황에서 얼마 전에 ‘은하해방전선’이라는 (독립)영화를 통해 소통에 둔해진 우리들을 머리를 유쾌하게 건드린, 영화감독 윤성호 씨가 ‘글쓰기 교양강좌’ 제 2강을 맡게 되었어. 그리고 그는 말해, 소통 용량 2mb에도 우리는 연애를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말이야. 물론, 글쓰기를 통한 연애를 말하지. 자, 이제 윤성호 씨가 무슨 말을 했는지 살펴볼까?

“나 여기 있어요.”라는 마음.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욕망을 통한 연애의 준비단계.

 윤성호 씨는 말했어. 모든 글에는 “나 여기 있어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그리고 그 마음은 ‘외로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자신이 ‘여기’ 있음을 알아주는 마음, 그걸 누군가에게 외치고 싶은 욕망인 거지. 또 윤성호 씨는 본인이 잘 아는 어느, 글 잘 쓰는 ‘영화 감독’이 가장 글이 좋았었을 때는 ‘연애’가 잘 안될 때라고 말하면서 ‘고독’ 그리고 ‘외로움’ 등의 감정이 있을 때 글이 ‘멋지게’ 나온다고 했어. 하긴, 소통 용량 2mb 시대에 ‘외로움’이라는 마음이 없다면, 연애하고 싶은 욕망 따위 나오지 않겠지. :p 자, 이제 ‘연애’를 하고 싶은 혹은 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이 들었을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볼까?

하나. ‘묘사’만 하지 말고 ‘서사’를 담아서 매력적인 소통을 하라!

 ‘컨트롤 씨 브이(Ctrl+C+V) 신공’이 누구나 하는 ‘생활’이 된 시대이기 때문일까? 윤성호 씨는 ‘묘사’만 넘쳐나는 수많은 글들에 대해 비판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묘사하는 많은 글들. 그런데 사실 그건 ‘글의 생산’이라기보다는 ‘글의 소비’라는 말이 알맞은 글쓰기 행태이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가는 게 아니라, 남의 이야기를 ‘묘사’하는 행위를 통해 소비하는 거야. 결국, 굉장히 ‘고급’적이고 ‘깊이’있으며 ‘생각’있는 듯한 ‘무언가’를 묘사하지만 실제로 바로 지금, 여기 있는 우리의 이야기는 사라져버리는 글이 되어버리지. 미안하지만, 그런 ‘달콤하고 환상적인’ 글로 잠시 홀릴 뿐, ‘서사’에서 나오는 리얼리티의 매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거야. 결국, 연애를 하고 싶다면, ‘달콤한 묘사’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리얼리티 서사’가 필요하다는 거지. 뜬구름에 저당 잡힌 달콤함으로는 제대로 된 ‘소통’이 불가능하다고나 할까나…….

둘. ‘내’가 드러나는 소통을 추구하기!

 생산이 아닌, 소비를 위한 ‘묘사’ 글이 많기 때문인지, 많은 글에는 ‘글쓴이’ 그러니까 ‘내’가 드러나지 않은 것을 윤성호 씨는 지적해. 우리는 항상 ‘어떤 소비 대상’에 대해 글을 쓰는데, 그 글 속에서는 ‘나’는 결코 드러나지 않아. 그저 ‘리뷰’ 같은 글 속에서 ‘글 쓰는 본인’이 드러나야 할 이유가 전혀 없거든. 사실 책 혹은 영화 등의 리뷰뿐만이 아니라, ‘2mb’같은 시사적 ‘소비품’에 대한 ‘리뷰’도 마찬가지야. 많은 2mb에 대한 시사적 리뷰 글을 보면 ‘나’는 드러나지 않아. 그저 책이나 영화처럼 2mb만이 보일 뿐……. 그런데 한 번 생각해봐. ‘내’가 사라진 글로 소통을 한다면, 그걸로 연애가 제대로 되겠어? 우리가 소통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지? 그저 ‘소비 제품’을 부각시키는 어떤 것? 그렇기에 윤성호 씨는 ‘내’가 드러나는 글쓰기를 통한 연애를 권유해.

소통 용량 2mb, 그래도
연애는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때? 지금까지, 소통 용량 2mb 시대에도 연애를 할 수 있는 윤성호 씨의 ‘비법(祕法)’ 몇 가지를 살펴봤어. 이제 소통을 통해,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알아둘 것이 있어. 이 비법은 ‘둘만의 소통과 연애’만을 위해 윤성호 씨가 알려 준 것이 아니야. 소통 용량 2mb 시대, 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2mb를 뛰어넘는 용량이 필요해. 2mb가 아니라, 2GB가 되어야 한다는 거야. 어떻게? 위에서 우리는 연애하는 ‘연인’의 소통에 대해 배웠어. 이렇게 생긴 무수한 ‘연인’들 간의 ‘소통’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서, ‘소통 용량 2mb’를 차곡차곡 모으면 언젠가 2GB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렇게 ‘연인들의 공동체’가 등장하는 날, (아, 물론 여기에 나온 ‘연인들의 공동체’가 모리스 블랑쇼가 말한 것과 같은 의미 인지는 모르겠어. 난 그 사람 책을 안 읽어봤거든. :-p) 우리는 소통 용량 2mb의 ‘용량 제한’에서 자유롭게 나와 소통할 수 있을 거야.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않아?



* 본 글은 향후(-_-;) 언론개혁시민연대에서 발행하는 <언론연대저널>에 실릴 예정. 이라고 합니다.=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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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돌발 | 2008/05/19 10: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여울바람~
연구소의 돌발입니다.^^
보내주신 글은 잘 재밌게 봤어요. 이야기하듯이 글을 쓰니까 그 날이 훌쩍 다시 떠오르는 듯도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BlogIcon 여울바람 | 2008/05/20 11:18 | PERMALINK | EDIT/DEL
고맙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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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8 20:23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글'로써 표현하는 것. 아직까지는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다. :)
   내 눈이 선뜻 가는 분은, '재미'난 글을 쓰시는 윤성호 씨와 김현진 씨.
   꼬-옥! 가련다.+_+ 혹시, 같이 가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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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왼맘잡이 | 2008/04/19 15: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핫.. 이건 저도 꽤 탐나는데요. 그때 바쁘지만 않다면 가고 싶은데..
아무래도 여유가 없을듯.. ㅜ,ㅡ 요즘 형편에 3만원도 ㄷㄷㄷ
BlogIcon 여울바람 | 2008/04/19 18:51 | PERMALINK | EDIT/DEL
아쉽군요..ㅠ-ㅠㅋ
minicucu | 2008/04/30 02: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앗! 저도 갈건데~ ^^*
이렇게 뜻이 맞는 분을 만난다는건 정말 즐거운 일이예요^^~
BlogIcon 여울바람 | 2008/04/30 16:40 | PERMALINK | EDIT/DEL
반가워요!+_+ㅋㅋ
아르헨티나백브레이커 | 2008/05/02 08: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가구 싶다...
BlogIcon 여울바람 | 2008/05/02 12:58 | PERMALINK | EDIT/DEL
그러면 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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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8 23:20
 특히나 요즘처럼 지식 검색과 프리젠테이션이 횡행하는 시대에는 정보와 정보 사이를 연결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네티즌들의 글쓰기나 블로그의 글들이 그 점을 잘 보여준다. 거기서는 전체적 맥락을 짚기보다는 일면에 과도한 집착, 감정의 적나라한 노출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이를테면, 소통보다는 독백에 더 가까운 글쓰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데 길들여지면 온라인 상으로는 정신없이 자기 생각을 쏟아내고, 실제 현실에서는 거의 자폐에 가까운 증상을 보이는 기이한 캐릭터가 되기 쉽다. 그리고 그런 한에선 아무리 지식이 많다 한들 그저 파편적인 정보에 불과할 뿐 어떤 의미나 맥락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지식과 정보는 넘쳐나는데 소외는 극심해지고, 제도는 비약적으로 발전되었는데 개인 한없이 왜소해지는 건 그 때문이다.

 - 고미숙,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101p


*

 '소통보다는 독백에 가까운 글쓰기'라는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 실제로 나도 그런 글쓰기를 많이 하니까. 그런데 '독백에 가까운 글쓰기 형태'는 단순히 블로그의 특성이라기보다는 '문화'의 특성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개인화되고 자기 중심적인 문화 속에서 작은 부분에 대한 집착, 감정에 대한 거리낌 없는 노출은 대표적인 특성이다.

 마치, 예전에 말했던 '우주 혹은 나'의 세계관을 지닌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이겠다. '의미'와 '맥락'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파편화된 '정보'와 역사와 사회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파편화된 '사람'의 관계랄까. 인터넷 자체만 보아서는 그런 '파편화'를 '연결(Link)'을 통해 이어주고, 동시에 그러한 '연결'이 '의미'와 '맥락'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윗글은 '파편화' 되고 '소통'이 아닌 '독백'의 관계 맺음이 많은 현대인의 모습(혹은, 나의 모습)을 정확히 그려내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괜스레, '은하해방전선'에 나오는 '실어증'에 걸린 '영화감독 영재'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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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도서출판 그린비 | 2008/06/18 15:37 | DEL
『이 영화를 보라』의 저자 고미숙 인터뷰 2편 - 이준익 감독의 영화와 우리 시대의 서사고미숙 인터뷰 1편 - &lt;괴물&gt;을 통해 본 광우병과 위생권력 바로가기Q &lt;황산벌&gt;, &lt;라디오스타&gt;, 이준익 감독의 영화가 두 편이나 있다. 특별히 ‘코드’가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가?&lt;황산벌&gt;과 &lt;라디오스타&gt; 이 두 편의 영화를 보면, 이준익 감독은 굉장히 무겁거나 진지하게 주제를 다루지 않음에도 이미 근대 밖에..
BlogIcon 나놔 | 2008/02/29 06: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감... 소통을 위한 글쓰기는 너무 어려워요. 저도 늘 쓰는 글들이 소통보다는 독백에 가까우니..
BlogIcon 여울바람 | 2008/03/01 10:19 | PERMALINK | EDIT/DEL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문화랄까요….
BlogIcon LIVey | 2008/03/01 01: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소통을 위한 글을 쓰고싶지만 쓰고나면 독백이 되버린다는;;;
BlogIcon 여울바람 | 2008/03/01 10:19 | PERMALINK | EDIT/DEL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