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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2 20:24

문장강화
이태준 지음, 임형택 해제/창비(창작과비평사)


글쓰기는 생활도구이다!

- 이태준, 『문장강화』


좋은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을 잘 쓴다는 것, 그것은 좋은 글을 쓴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그렇다면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좋은 글’이라 하면, 무언가 대단한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이다. 엄청난 양의 고전이나,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몇몇 글들을 통해 그런 이미지가 생성되었다. 다가가기가 어렵고, 자신과는 매우 동 떨어진 그런 글이 좋은 글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이 쓴 『문장강화』에서 좋은 글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글이라 하면 시나 소설 등의 문학 혹은 유명인사의 수필만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글에는 일기도 있고 서간문(편지)도 있다. 그런 글에 ‘대단함’ 혹은 ‘다가가기 어려움’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문장강화』에 일기나 서간문의 형식에서 좋은 글의 예시를 보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필부필부(匹夫匹婦)의 이들이 쓴 글이다. 다시 말해, 좋은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의미이다.


 좋은 글을 누구나 쓸 수 있다면, 좋은 글이라 부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에게 있어 좋은 글의 기준은 정해진 게 아니라, 글을 쓰는 ‘목적’에 따라 수 없이 다양한 것이다. 글을 쓸 데에는 그 목적이 각각 다를진대(서간문과 기사문의 목적이 같을리 없다.), 그 목적에 알맞은 ‘도구’의 역할을 하는 글을 좋은 글이라 보았다. 그렇기에 도구의 쓰임에 ‘위계’가 없듯이, 글쓰기에도 ‘위계’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글쓰기’라는 도구를 잘 쓰느냐에 따라 좋은 글이 갈린다고 보았다. 사실, 도구를 잘 쓰는 것은 기술자이지 귀족이 아니잖은가.


글쓰기는 생활도구이며,

글을 잘 쓰는 것은 기술이다.


 결국 『문장강화』에서 글쓰기란 철저하게 생활도구로 인식된다. 그리고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러한 생활 도구를 잘 다루고 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구를 잘 다루고 쓴다는 것, 그것은 다시 말해 ‘기술’이다. 좋은 글을 쓰는 것은 ‘기술’의 습득이라는 게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의 주요한 생각이다. 그의 문장작법(文章作法)에 대한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내 있는 구절이 있다. 바로 아래의 글이다.


 〈그러니까 글은 아무리 소품이든, 대작이든, 마치 개미면 개미, 호랑이면 호랑이처럼, 머리가 있고 몸이 있고 꼬리가 있는, 일종의 생명체이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한 구절, 한 부분이 아니라 전체적인, 생명체적인 글에서는, 전체적이요 생명체적인 것이 되기 위해 말에서보다 더 설계하고 더 선택하고 더 조직․개발․통제하는 공부와 기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필요한 공부와 기술을 곧 ‘문장작법(文章作法)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문장강화』22p.


 위 글에서 ‘설계’, ‘선택’, ‘조직’, ‘개발’, ‘통제’의 어휘는 글쓰기의 기술적 성격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것 뿐만이 아니더라도 『문장강화』에서는 글의 곳곳에서 글쓰기에 대한 기술적인 생각을 드러내는 구절들이 많다. 〈언어는 철두철미 생활용품이다.>[각주:1], 〈말도 역시 신이 아닌 사람이 만든 한낱 생활도구다. 완미전능(完美全能)한 신품(神品)이 아니다.>[각주:2],〈훌륭한 문장가란 모두 말의 채집자, 말의 개조․제조자들임을 기억해야 한다.>[각주:3] 등의 구절에서 그 생각을 쉬이 유추할 수 있다.


 그렇기에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에 있어서 글쓰기 기술은 ‘뽐냄’이 아니라 ‘도구적 목적 실현’에 있다. 생활 도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목적이다. 예쁜 도구보다 쓰기 용이한 도구가 더 좋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을 두고 있기에, 그는 『심청전』,『장화홍련전』등의 글을 좋은 글이라 보지 않는다. 이야기를 전달하려기 보단, ‘유려한 수사법’에 가까운 글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조차, 책이 드물어서 낭독을 통한 책 읽기의 사회 풍토의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그는 설명한다. 이러한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낸 부분이 운문과 산문을 설명할 때이다. 〈‘산문이란 오직 뜻에 충실한다’는 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어느 틈엔지 음조에 관심이 가고 만다.>[각주:4] 이처럼, 글이라는 생활도구에는 종류에 따라 그 ‘목적’이 있고, 그 ‘목적’에 충실하게 써야한다는 게, 『문장강화』의 글쓰기 지론이다.


글쓰기 사용설명서,

『문장강화』


 『문장강화』도 산문으로 쓰인 글이다. 다시 말해, 그 ‘뜻’이 있다는 말이다. 그 뜻은 쉽게 말하면 ‘글쓰기 사용설명서’라고 할 수 있겠다. 주위 환경에 의해서 저절로 배우게 되는 ‘말’과 달리 ‘글’은 배워야 쓸 수 있는 ‘도구’라는 게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의 생각이므로 『문장강화』는 대단히 친절한 글쓰기 사용설명서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생활 도구(가전제품 등의….)의 사용설명서에는 그림이나 사진이 있다. 보다 쉽게 글을 이해하게 하려는 의도이다. 마찬가지로, 『문장강화』에는 예문이 엄청나게 많다. 책의 절반이 예문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예문을 통해, 상허(尙虛) 이태준 선생이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또한 『문장강화』는 글 자체가 눈에 띄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글쓰기 사용설명서’인 만큼, ‘사용설명’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지, 사용설명‘글’을 읽는 데 중점을 두지 않는 다는 말이다. 그래서 『문장강화』의 글은 화려하지도 않고, 웅장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글의 목적’에 맞게 쓰인 것이다. 마치, 장자에서 나오는 “득어망전得魚忘筌”(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어버린다.)의 글쓰기의 예를 보여주는 것 같다. 사용설명서의 ‘글’은 잊어버리되, ‘어떻게 사용하는 지’는 알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문장강화』는 양반보다는 선비 혹은 평민의 모습에 가깝다. 글에는 왠지 대단한 비밀이 담겨있을 듯 말하며, 글쓰기를 멀리 떨어지게 만드는 글이 아니다. 글쓰기는 누구든지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생활 도구’이고, 그 ‘생활 도구’를 잘 쓰는 법을 알려주는 ‘생활적인 글’이다.


 그동안 ‘글쓰기’의 목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어떤 글보다도 생활 속의 글이기에 『문장강화』도 60여 년이 지난(1947년 출판) 지금도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본다. 글에 대한 환상과 착각이 생겨난다면, 『문장강화』를 읽음으로써 글쓰기의 ‘본질과 목적’에 대해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1. 이태준, 『문장강화』33p [본문으로]
  2. 위 책, 37p [본문으로]
  3. 위 책, 38p [본문으로]
  4. 위 책, 104p [본문으로]
지나가다가 | 2010.04.18 23:0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쩌다 보니 이태준의 문장강화가 있어서 글 남깁니다. 이 책의 가치에 대해서는 솔직히 논란이 있습니다. 필독서라고는 절대 할 수 없는 건 확실하고요. 문장 공부는 다른 책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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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4 15:28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8점
고미숙 지음/그린비


호모 쿵푸스의 삼단 논법!
대전제 : 공부하거나 행복하지 않거나!
소전제 : 행복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결론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공부하지 않으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라는 책은 처음부터 우리를 도발해! 칙칙한 건물 속에서 촌스런 교복을 입고 지겨운 공부를 하며 재미없는 교사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낸 우리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그렇지 않아? 심지어, 대학을 들어왔음에도 독서실에서 각종 고시를 위한 참고서와 토익, 토플 등의 영어 교재에 얼굴을 콕콕 쪼아대고 있는데! 그런 우리에게 '공부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니! 세상에 우리가 영원히 독서실에서 살아가는 것만이 의미 있는 것이냐고?

지금까지의 공부는 '구라'다!

 이렇게 화가 슬슬 나는 나에게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는 말해. 지금까지의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은 '거짓 공부'라고 말이야. 학교라는 공간 속의 공부와 '공부할 나이'라는 시간 속의 공부는 모두 다 거짓말이고, 학교 밖에서 얼마든지 공부가 있으며, '공부할 나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우리가 가졌던 공부의 '공간'과 '시간'을 뛰어넘으라고 이 책은 외치는 거야.

 그래서, 요즘 평생공부라는 말이 나왔지 않느냐고? 잘 들어봐. 이 책은 그 평생공부라는 것도 결국, '학벌과 자격증을 위한 공부' 혹은 '취미나 레저로의 공부'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그것은 '학교'에 갇혀 있는 공부이거나, 유행 혹은 패션 같은 액세서리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해.

 그것뿐만이 아니야. '독서'는 공부와 별개의 활동이라는 인식 자체도 '구라!'라고 말하지. 지금까지 공부하는 이가 항상 가지고 있었던 문제집과 각종 고시 준비집이 아닌 '책'의 독서가 진정한 공부라고 해. 그것을 망각해버린 이들은 '질문'을 잃어버리게 되었지. 질문을 잃어버린 '공부'를 하는 이는 이제 '알고 있지 않으면' 배우지 않으려고(이게 말이 돼?-_-;) 하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한 거야. 이렇듯 우리가 아는 '공부'는 '공부'가 아니었고, '공부'라고 사칭하는 거짓말이었던 거야.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공부를 할 수 있는 걸까?

'거짓 공부'의 너머에 있는 앎의 코뮌에 접속하라!

 이 책은 바로, '앎의 코뮌'에 접속하라! 라고 하지. 이게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기존에 우리가 '공부'라고 인식했던 것을 뛰어넘어서 진정한 공부를 위해서는 '수많은 앎의 코뮌' 다시 말해서 지적 네트워크에 접속할 필요가 있다는 거야. 앎, 지식이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인식을 넘어 자유로이 흐르고 있고 그 속에 접속해야만 광활한 지식에 닿을 수 있다는 거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스승'을 찾는 거야. 그리고 함께 공부할 '벗'을 찾는 거지. 단순히 성적을 주고받는 관계가 아닌 지적 네트워크를 함께 공유하면서 나아갈 수 있는 관계의 스승과 벗을 찾는 거야. 지식이라는 것은 정적인 아니라 흐르는 것이며 그렇기에 다른 이들과의 지적 네트워크 속에서 진정한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거야.

 또한, 그렇게 네트워크 속에서 지식을 나누려면, '암송'과 '구술'의 중요하다고 말하지. 즉, '묵독'이나 '학술적인 글쓰기'처럼 폐쇄적인 지식의 사적 소유가 아닌 '공유'에 더 가까운 행위라는 거야.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잘하려면 '독서'가 필요하다고 다시 말하지. 그래서, '독서'를 통해 '암송'도 하고 '구술'도 달라지고, 그를 통해 '앎의 코뮌'인 지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그 속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공부법의 오래된 미래

 우리의 공부관념을 전복하려는 이 책의 묘한 반동에 빠져 휘리릭 읽고 나니, 문뜩 생각이 들었어. 아니? 이것은 Web 2.0 시대의 정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아니 잘나가다 웬 Web 2.0 이 튀어나오느냐고?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는 지식은 끊임없이 흐르는 사건으로 생각해. 즉, 지식이라는 것은 '폐쇄적인 사적소유' 속이 아닌 "지적 네트워크 속에서 끊임없이 흐름' 으로써 진짜 '지식'일 수 있다고 믿는 거야. 그리고 그러한 '진짜 지식'을 공부하고 네트워크 속에서 나누는 게 진정한 공부라는 거야. 그래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이런 말이 있지. "자,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러므로 절대 10억을 위해, 부귀공명을 위해 공부해서는 안 된다. 아니, 그건 공부가 아니다. 그건 우리 호모 쿵푸스에겐 수치스러운 것이다. 그럼 공부는 뭣 때문에 하냐고? 남들에게 퍼주기 위해서다! 얼마나 많이 퍼줄 수 있느냐가 나의 내공을 결정한다."

 어디서 많이 듣지 않았어? 정보를 '연결'을 할수록 '가치 창출'이 생기고, 또한 그 행위가 단순히 '수익'만을 위하지 않을 때 더욱 큰 가치가 된다고 말하는 Web 2.0의 정보 공유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이렇게 미묘하게 비슷한 것은 '독서' 그리고 '암송'과 '구술'을 통한 '앎의 코뮌'의 접속이 공부법의 '오래된 미래'라는 증거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 어때? 오래되었지만, 앞으로 이렇게 해야 할 제대로 된 '공부'를 해 볼 생각이 없어?



Favicon of http://trueandmonster.tistory.com BlogIcon 람바울여 | 2008.02.24 19:5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마지막에 의문형으로 끝나지 않는 글을 생각해봐야겠다.-_-;
Favicon of http://elnoveno.net BlogIcon 피엡 | 2008.02.25 00:4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추천해주신 이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많은 걸 느끼게 해주더라고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한테 추천하고 다닐 책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소리내어 읽어보니 확실히 좋긴 좋은데...
목이 아프네요;;
Favicon of http://trueandmonster.tistory.com BlogIcon 람바울여 | 2008.02.27 22:07 신고 | PERMALINK | EDIT/DEL
헤헷, 재미있죠?+_+

...확실히, 힘들어요.=_=;
Favicon of http://greenbee.co.kr BlogIcon 그린비 | 2009.03.17 19:2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그린비 출판사입니다. 갑자기 놀라셨죠? ^^;;
저희 홈페이지 오픈했거든요! 오픈 이벤트로 책 소개 페이지에 트랙백으로 서평 쏴 주시면 선정되신 분들께 알라딘 상품권 드리고 있습니다~ 참여 부탁드리구욧, 홈페이지 구경 하시면서 함께 공부하고 소통했으면 합니다. :)
Favicon of http://trueandmonster.tistory.com BlogIcon 람바울여 | 2009.03.17 20:56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누군가에게 '그린비'는 세상을 바꾸려는 '야망'(?)을 품은, 멋진 사람들이라고 들었는데 말이죠..핫핫.
Favicon of http://greenbee.co.kr BlogIcon 그린비 | 2009.03.20 15:09 신고 | PERMALINK | EDIT/DEL
헙. 곰샘 임꺽정 강의 때 아마 뵈었을 것 같네요~ 촬영 갔었는데 ^-^
세상을 바꾸려면 나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를 바꾸고 있는 그린비 1인입니다.ㅎㅎ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 BlogIcon Steffie | 2012.09.11 12:49 신고 | PERMALINK | EDIT/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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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7 17:06
Is It a Choice? - 8점
에릭 마커스 지음, 컴투게더 옮김, 이형석 감수/박영률출판사


동성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너는 동성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동성애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게 아니라, 동성애라는 것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물은 거야. '잘 알고 있다.'라고 답할 수 있어? 우리가 사는 한국사회처럼, 이 책의 저자가 사는 미국사회도 동성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어. 게다가 '동성애'에 대해 무관심한 혹은 혐오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게이'인 저자를 아는 친구들조차 "동성애는 선택이 아니었어?"라고 물으면서 동성애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지.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에릭 마커스는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이란 것은 없습니다."라는 믿음 아래, 전문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과 논의하고 각종 신문과 책을 참고해서 동성애에 관한 질문과 답을 쓰고는 책으로 냈지. 그게 바로, 『Is it a Choice?』야. 자그마치 300가지의 질문과 답이 가득한 이 책은 흔히 우리가 품는 동성애에 관한 질문들을 담아놓고 있지. 첫 질문 '동성애자란 무엇인가요?'부터 '게이 게임'이란 무엇인가요?'까지. 우리가 흔히 겪게 되는 데이트, 군대, 종교 등등 분야별로 질문과 답이 빽빽하지.

질문과 답 속에서 드러나는 '동성애자'로서 산다는 것.

 단순히 질문과 답만 써놓은 듯하면서도, (그래서 편견으로 가득한 질문도 정성껏 저자는 답해주지. '어리석은 질문이란 없다.'라고 말하는 저자니까.) 읽다 보면 '동성애자'로서의 삶을 보여줘. 그런데 그 삶이 만만치 않아. '이성애 중심주의' 사회에서 사는 동성애자는 다른 사람들의 편견과 혐오뿐만 아니라, 법적인 문제까지 '차별'을 겪게 되지. '부부'로서 당당히 얻을 수 있는 혜택들을 '동성애 부부'라는 이유만으로 받지 못하는 거야.

 또 나에게 있어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나만의 비밀'이 있다는 것의 괴로움이었어. 동성애자임을 숨겨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거짓말'하나를 하는 게 아니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 자신의 솔직한 면이 드러날까 '대화'의 하나하나, '태도'의 하나하나 거짓으로 숨겨야 하는 삶인 것이지.[각주:1] 그러한 삶에서 '솔직하고 진실한 관계'를 맺기가 얼마나 어렵겠어?

잘 알지 못할 땐, 물어보는 거야.

 이성애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그러하기에 동성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오해와 편견 속에 갇혀 있을 수 있어. 그것은 네 탓이 아니야. 아직은 '동성애'에 침묵하는 혹은 혐오하는 사회의 문제이지. 그러나 동성애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할 땐, 물어보는 거야. 내가 처음에 동성애에 대해 '얼마나' 아느냐고 물었지? 잘 알지 못하기에 낯설게 느껴지고 오해할 수 있어. 그렇지만 '무지'라는 이름 아래 편견을 당당히 여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네 주위를 둘러싼 오해와 편견의 벽을 뚫고 싶다면, 솔직하게 물어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1. ‘나만이 아는 비밀’이 어떤 것인지 상상해 보기 바랍니다. 오늘은 월요일 아침이고 회사동료가 주말에 무엇을 했느냐고 묻습니다. 당신은 사실 몹시 아픈 애인을 돌보느라 주말을 병원에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러하듯이 “뭐, 별로 특별히 한 건 없어”라고 답합니다.

    당신은 아주 가까운 사람이 입원해 있어서 주말을 병원에서 보냈다고 얘기할 수도 있었으나, 또 다른 질문들이 뒤따를까봐, 그리고 결국에는 진실을 숨기는 것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알기에 사실대로 말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친구이건 동료이건 친척이건 또는 택시 운전사이건, 아주 단순한 질문이나 이야기에 대해서도 절대 솔직한 답을 할 수 없고, 결국에는 무슨 말도 섣불리 할 수 없게 됩니다. - 본문 52 - 53
    [본문으로]
Favicon of http://heeging.net BlogIcon 희깅 | 2008.02.18 00:00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성정체성에 대해서 아주 오래전 고민을 했더랬죠. 아마도 고2때가 절정이었던 것 같은데. 그 고민은 꽤나 오래 지속되었고, 대딩을 끝내던 때 결정을 지었지요. 정말 꽤나 오랜 시간이었네요. 하지만 한번도 고민했던 순간들을 나의 결정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회 출마하면서 이반문화제와 같이 문화다양성을 존중하는 행사를 열자고 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어요. 학내 동성애자 모임에 여러번 나갔었는데,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지금 그 중 많은 수들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지요. 성정체성이 변화되었더라도 다 참 좋은 사람들이었는데.
Favicon of http://trueandmonster.tistory.com BlogIcon 람바울여 | 2008.02.24 20:04 신고 | PERMALINK | EDIT/DEL
몇몇 대학에서는 '이반문화제'같은 것을 하더라구요-
물론, 생각보다 쉽진 않지만...-_-;

일부러 '연락'을 끊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잊기 위해서..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3406164666 BlogIcon Kamarul | 2012.06.23 06:24 신고 | PERMALINK | EDIT/DEL
I'm out of leuage here. Too much brain power on display!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3406157748 BlogIcon John | 2012.06.26 01:47 신고 | PERMALINK | EDIT/DEL
I want to send you an award for most helpful itnernet writer.
| 2008.02.19 15: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08.02.19 20:32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08.02.20 00: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3406172426 BlogIcon Dedi | 2012.06.23 07:26 신고 | PERMALINK | EDIT/DEL
A spmile and intelligent point, well made. Thanks!
Favicon of http://www.facebook.com/ BlogIcon Cathleen | 2012.06.26 03:17 신고 | PERMALINK | EDIT/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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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icon of http://www.cheaptruereligionjeansvip.com BlogIcon cheap true religion jeans | 2012.12.05 16:55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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