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e&Monster - 잡식성 음악성향 _ 음악, 관심, 관계
나의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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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에 해당되는 글 1건
2007/12/11 22:53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정말 좋아해서 귀에선 항상 '음악'이 들린다. 또한, 특별히 음악을 가려 듣는 것은 아니다. 메탈이든 클래식이든 가요든 인디음악이든 듣기에 좋으면 그냥, 듣는다. [솔직히, '직접 작사, 작곡하지 않는 가수의 음악은 피하는 꼬인 마음이 어느 날부터 생기긴 했다. 그래서,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업가수'들은 되도록 듣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잘 '기획'된 음악을 우연히 들으면 흥겹거나 구슬프긴 하다. (내 귀가 교양있는 것만 듣는 고급형이 아니라는 것) 그러나, 즐거운 것도 그때일 뿐, 내가 찾아서 듣는 'TV가요'는 거의 없다.] 이렇듯, 잡식성 음악성향 때문인지 현재 유별나게 좋아하는 가수는 없다. '유별나게'란 그의 모든 CD를 사서 듣거나, 콘서트에 가거나, 혹은 최소한의 '팬'으로서의 관심을 두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유별난 관심'을 두는 가수가 있었건만, 그 가수에 대한 지금의 마음은 '피식-'일 뿐이다.

 어째서일까? 음악감상을 삶에서 제법 높은 우선순위에 놓을 내가 유별난 관심이 있는 가수가 없는 이유는? 내가 단지 '음악'만을 좋아하기 때문일까? '가수'에 대한 환상을 전혀 품지 않기 때문일까? 단순히 음악만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공연하는 가수의 '즐거워하는 모습'이 나를 더 즐겁게 만들고, '환상'을 전혀 품지 않는다고 말하기에는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이들에게 '환상'을 품는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가수로서의 '관심' 행위가 '감상'밖에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예전에는 'CD'라도 샀지만, 지금은 CD를 사는 것을 고민하기 전에 다른 가수의 음악을 듣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렇듯, 내가 '특정 가수'를 향한 '관심 행위'가 간단해짐에 따라 가수에 대한 관심도 간단한 행위에 불과한 게 되어버렸다.

 아쉽다. 음악에 대한 내 마음은 여전한데, '미치게 하는 무엇'이 빠져버려 아쉽다. 어쩌면 나는 'TV가요'든 아니든 모든 음악을 그저 '배경음'으로만 감상했던 것은 아닐까? 미치고 싶다. 빠져버리고 싶다. 더욱 나를 즐기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CD의 구매보다 '공연'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것도 '작은 공연'을. '생생한 현장감' 라는 단어에서 나는 아무런 감흥을 얻지 못한다. 그렇지만, 공연에서 '이 순간이 정말 즐겁다!'라고 말하는 가수의 표정과 행동만큼은 정말 나를 유쾌하게 만든다. 좋아, 지금부터라도 '음악에 대한 나의 오감을 흔들게 하는 가수가 있다면, 작은 공연 1번쯤은 꼭 찾아가봐야겠다.


 문뜩, 글을 쓰다 보니 든 생각인데, 어쩌면 '관계'라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벼운(간단한, 쉬운) 관심 행위'는 '가벼운 관계'를 뜻하는 것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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