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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28. 12:50
위기의 노동 - 6점
최장집 편집/후마니타스


87년 체제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

 이 책은 묻는다. 87년 6월 항쟁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떠한가? 완전한가? 수많은 사람들이 얻어내었던 민주주의는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 학자들의 소논문으로 채워진 『위기의 노동』은 각종 통계와 분석으로 딱 잘라 말한다. "이건, 우리가 원하던 민주주의가 아니잖아!"

 87년에 한국인들이 얻어낸 것은 무엇이었던가? 제대로 된 '절차'였다. 이제 '정치'를 우리 스스로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체제 속에서 '대통령 직선제'를 뽑으면, 저 독재자 마음대로가 아닌 우리 뜻대로의 세상이 찾아오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세상에 정말 '도래' 하였던 것인가?! 하! 그렇다면 『위기의 노동』이 나올 이유도 내가 이 글을 쓸 이유도 없겠지.

 그랬다. 세상은 더 이상해져만 갔다. 87년 이후 조금씩 줄어들었던 '상대적인 경제 격차'가 97년, IMF가 터진 이후로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우리는 분명 민주주의를 얻어냈는데 상황은 독재자가 있을 때보다 '사회경제적'으로는 더 나을 것이 없다. 대량 해고가 벌어지고 있으며, 비정규직은 끊임없이 늘어가고 있으며 그 끝에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그리고 이주 노동자가 자리 잡고 있다.  "젠장! 우리가 원했던 민주주의가 고작 이런 거란 말이더냐! 과연 민주주의란 것이 우리에게 밥 한 끼 줄 수 있더냐!" 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잃어버린 10년의 '진짜' 정체는 무엇이었던가?

 민주주의가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바꾸지 못할 거라는 회의. 바로 이게 위기다. 우리가 그토록 떠받들었던 민주주의의 위기! 그리고 이 위기는 '노동'에서 시작한다. 왜냐?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의 가장 중심에 있는 게 노동이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높은가 낮은가 그리고 실업률이 낮은 상태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노동은 어떠한가. 라는 문제인 것이다. 기왕이면 '안정'적이고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안전'하게 '노동'하고 싶잖아!

 그러나 민주주의가 진행되면 될 수록 어째 우리의 소망은 이뤄질 길이 안 보인다. 87년의 민주주의는 우리의 노동을 지켜주지 못했다. 결국, 노동의 위기, 먹고사니즘의 위기가 도래하였다. 책 제목을 봐라. 대놓고 『위기의 노동』라고 쓰여 있다. 그렇다. 각종 복잡한 통계 계산 및 어려운 단어가 남발되는 논문 모음이 하고자 하는 말을 풀어쓰면 이렇다. “민주주의가 왔는디 삶이 왜 이리 팍팍하냐!”

 바로 이거다. 이 부분이 ‘진짜’ 잃어버린 10년의 정체인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된 이유는 귀가 닳도록 들어왔던 친북좌빨들의 무지몽매였던가! 아, 그건 개소리였다. 무지몽매까지는 맞는 건 같지만 말이다. 이 책이 괜히 논문 모음집이겠는가? 그것에 대해 분석을 했는데, 과도한 ‘좌빨들의 강제적 통치’가 아니라, 멍청한 ‘우빨들의 시장 숭배’가 문제였다. 잃어버린 10년의 진짜 정체는 ‘좌빨이라고 우기는 우빨들의 시장 숭배 정책’이였던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최근에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장하준 씨의 한국경제 분석과 비슷하다. 국가 혹은 정치적 힘이 시장을 제어하지 않고 방종함으로서 한국 경제가 위험해진다는 말인데, 자세한 것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비롯한 책을 참고 하시라. 여하튼, 우리가 만들었던 민주주의는 시장의 자유주의를 지향하고, 그 지향점은 곧 노동의 위기, 먹고사니즘의 커다란 위기를 만들고 그 위기는 다시,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만드는 악순환이 벌어진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 속에서 우리의 삶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다. 결국,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처럼 살려고 목숨 받쳐 토끼기만 할 뿐, 개미지옥을 없앨 수 있다는 믿음은 사라진 지 오래다.

위기탈출대비법. 밥 먹여주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위기에는 그에 맞는 해결책이 있는 법. 우리의 삶을 참으로 팍팍하게 만드는 노동의 위기이자 민주주의 위기에도 길이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그것이 무엇이냐? 답은 간단하다. “그래도 민주주의다!” 라고 한다. 아무리 밉고 화나고 짜증나고 열 받지만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민주주의에게 있다는 것이다.

 허나, 지금의 찌질한 민주주의로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87년의 민주주의보다 더 나아간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어떤 민주주의냐? 바로, ‘밥 먹여주는 민주주의’인 것이다. 이제, 절차뿐만이 아닌 실질적인 삶을 보장해줄 수 있는 강력한 민주주의만이 암울하고 암울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아름답고 고귀하고 피로 얻어낸 선거의 권리. 그 권리가 블루 하우스에 있는 놀부 놈들을 배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 니들 좀 그만 묵고, 우리가 많이 묵어야겠다! 고 외치는 민주주의! 그러한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뤄내느냐는 머리가 아픈 문제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은 최강의 ‘효율성’과 ‘공평성’을 담보한다. 고민하고 행동하면 할수록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을 책임져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민주주의를 욕할 때가 아니라 민주주의에게서 ‘정당한 삥’을 뜯어낼 궁리를 해야 할 때이다!

Favicon of http://www.cheaptrjeansoutletus.com BlogIcon cheap true religion jeans | 2012.12.05 16: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민주주의가 우리의 밥을 책임져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민주주의를 욕할 때가 아니라 민주주의에게서 ‘정당한 삥’을 뜯어낼 궁리를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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