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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1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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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써라 - ![]() 데릭 젠슨 지음, 김정훈 옮김/삼인 |
책 한 권에 나의 마음을 빼앗기다. +_+
지금껏 읽었던 책 중에서 너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것이 한 권이라도 있었니? 나는 있었어. 바로, 데릭 젠슨이 쓴『네 멋대로 써라』이지. 내가 이 책과 '처음' 만났을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어. 하루하루를 잘난 대학교를 위해 고귀한(그러나 속은 탐욕으로 가득한) 희생을 하라고 외치는 시스템에 넌덜머리가 난 고등학생 말이야. 스스로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는 배움에서 탈출해서 내가 원하는 독서를 통해, 잠시나마 괴로움을 잊어가면서 성장할 때였지. 그러한 독서 중에서 만난 책이 『네 멋대로 써라』였어.
내가 학생일 때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듯 이놈의 잘난 교육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방해하고 부정하며, 괴롭히지. 나도 그랬어. 끊임없이 나를 부정 당하는 곳에서(혹은 내가 아닌 다른 이가 되는 것을 긍정하는 곳에서) 정말 미칠 것만 같았어. 그런데 그렇게 조금씩 파괴되어가는 나의 마음을 한순간에 두근거리게 바꿔버린 거야. 고작, 글쓰기 책 한 권이 말이야. 그리고 난 그 두근거림을 믿고 지금, 여기까지 왔어. 어쩌면, 나의 미래가 바뀌어버린 건지도 모르겠어.
삶은 글쓰기의 바탕이고 글쓰기는 삶의 바탕.
고로, 글쓰기 책은 삶에 관한 책.
어떤 책이기에, 미래까지 바꾸게 하였다고 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요즘에 흔하고 흔한 어떻게 하면 '논술 시험'에서 점수를 높게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력서를 폼나게 쓸 수 있는지에 관한 책이었다면 절대 나에게 두근거림을 줄 수 없었겠지. 이 책에서 글쓰기는 삶이고, 삶은 글쓰기다. 라는 말이 있어. 다시 말해서, 이 책은 글쓰기를 매개로 해서 우리의 삶과 배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거야.
우리의 끔찍한 문화 속에서 배움은 사람이라는 기계의 프로그램 주입이 되었고, 그 속에서 글쓰기 교육은 정말 따분한 수업에 불과해졌지. 그런데 데릭 젠슨은 자신이 대학교에서 혹은 교도소에서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완전히 다른 방식의 글쓰기 교육을 하게 되지. 1학기 정도의 글쓰기 수업(그리고 삶 수업)에 대해서 주제별로 써놓은 책이 『네 멋대로 써라』의 구성이지. 물론, 지겨운 수업 내용 보고서와는 차원이 달라.
글이 섹스보다 재밌어야 한다느니, 가장 중요한 글쓰기 연습은 기성세대와 구조에 Fuck 을 날리는 것이라느니 하며 유쾌한 글쓰기 수업을 하지. 그리고 정말 자신이 누군지 알아야 하고,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 되며 그것은 오로지 스스로만이 알고 할 수 있는 거라 말해. 그리고 글쓰기와 삶 교육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멋진 삶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지. 그의 글과 수업 내용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두근거림이,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이,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솟아오르지. 한마디로, 짜릿해! >_<
지긋지긋한 이 문화에 지쳐버린 당신을 위한 책
세상을 살아가면서 도저히 이 문명과 문화가 이해가 되지 않을 때, 그 속에서 오로지 자신이 바꾸는 것이, 적응하는 것이 올바른 답인 양 강요하고 있을 때, 그래서 정녕 자신이 미친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할 때 『네 멋대로 써라』를 읽어봐. 이 책은 너에게 한마디 하겠지. "여러분들은 미치지 않았습니다. 이 문화가 미친 거에요." 그 무엇이 아닌 오직 자기 자신이 되고 그것이 진정 좋은 것임을 유쾌한 문장으로 너에게 알려줄 거야.
그뿐만이 아니지. 처음 이 책과 만날 때는 '삶'에 대한 이야기에 매료되어서 다른 부분을 미처 살피지 못했지만, 이제는 보이더군. '글쓰기' 부분이 말이야. 삶과 글쓰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듯이 이 책은 진정한 글쓰기에 대해서 안내를 하고 있어. 단순히 그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글쓰기가 아닌 우리의 삶을 위한 글쓰기를 말이야.